
3월의 <담다> 전시
<도재명차>를 소개합니다
봄이 오면 떠오르는 한국 녹차.
언제나 달고 구수한 한국 발효차.
역사적으로 만들어 온 전통차.
외국의 차 제작법을 참고해 만든 독특한 차.
뿐만 아니라,
업체 또한 저마다의 뚜렷한 개성과
재밌는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어요.
한국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차가 있습니다.
맛있고 다채로운 한국차의 세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하동 목압길 화개천으로 흘러가는 작은 개울이 있는 곳이 있습니다. “차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요”라는 물음에 그냥 편한대로 마시면 된다 하시며 많은 이들을 차에 빠져들게 만드는 곳이 있는데요. 차와 쉼을 전하는 도재명차를 소개합니다.
한국차의 전통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도재명차는 어떤 다원인가요?
도재명차는 균형잡힌 우리 전통 차를 현대에 전하려 노력하는 다원입니다.
우리나라는 문화의 단절을 많이 겪은 나라입니다. 특히 차문화에 있어서는 전통과 현대 사이의 단절이 더욱 심하게 나타났죠. 이에 안타까움을 느껴 전통의 제다법을 잘 보존하고 전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서 균형이 잡힌 차를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맛과 향을 비롯한 차의 여러가지 장점을 끌어내려고 노력하죠. 제다 과정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거나 과하지 않아야 합니다. 모든 과정을 정성들여야 균형잡힌 차가 나올 수 있어요.
전통을 이어가려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하동에는 <하동 덖음차 보존회>가 있습니다. 차를 만드는 방법 중 전통 덖음 방식을 보존하여 이 방법을 후대에까지 전하려고 노력하는 곳입니다. 20여년 전 뜻이 맞는 분들이 모여 생겨난 곳인데 현재는 100명 정도의 회원이 있고, 다원 회원은 8곳 정도입니다.
회원들과 정기적으로 모여 덖음차를 비롯한 전통 차에 대한 연구와 보존 자료 수집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차와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같은 이유로 쪽물 들이는 일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스승님이 과거 절에서 해왔던 미생물 발효 방식 쪽물 기술을 불교문헌에서 찾아 재현해두셨는데 전수자가 없어서 사라지게 둘 수 없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기술로 쪽물이 아닌 찻물을 들일 수 있는데 황금색으로 물이 든답니다.

차 문화의 단절에 대해서 자세히 듣고싶어요.
과거 우리나라는 차를 중요시하는 불교 중심의 문화에서 그렇지 않은 유교 중심의 국가로 변화한데다가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 6.25 전쟁까지 겪으며 전통과 현대 사이의 문화가 단절되었습니다. 이후 현대에 들어 다례와 같은 갖추어진 차문화의 모습들이 자주 언론에 등장했고, 이를 본 사람들이 차는 항상 갖추어야만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차가 꼭 갖추어야 마실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에 따라서 문화나 도구도 바뀌어가는 중입니다. 중국과 일본은 식당을 가거나 어딘가 방문을 하게 되면 차를 내어주는 문화가 정착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차 문화도 생활차의 단계가 되고 나아가 이 문화를 대를 이어 전승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활차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일상에서 차를 즐기는 팁을 하나 알려주세요.

우리 일상의 음식에는 우리 차가 거의 잘 맞습니다. 생활 속에서 식사에 차를 곁들여보세요. 다식의 경우에는 특별히 쌀이나 밀가루 반죽을 지지거나 튀겨 만든 약과나 매작과 같은 것이 잘 어울립니다. 뿐만 아니라 치즈와도 잘 어울리는데 차가 지방의 느끼함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전통을 이어나가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 어떤 어려운 점이 있으신가요?

힘든 점이라고 한다면 시대에 따라가기가 쉽지 않고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것이겠죠. 차 한 잔에는 1000번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손이 많이 간다는 이야기인데, 고급 수제차의 경우는 4월 중순에서 5월 중순 정도에만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루 3~4시간만 자고 일을 합니다.
게다가 농촌 고령화로 인해 찻잎을 수확하는 시기에 찻잎을 따는 분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큰 문제입니다. 기계로 채엽을 하는 곳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하동은 산간지역이라 기계를 쓰기에도 쉽지 않다는 점이 있죠.
그래도 힘든 점 보다는 뿌듯함이 훨씬 많습니다. 매년 차 만들기 체험을 하러 오는 분들이 계신데 작년에는 30명이 넘게 차를 만들러 왔습니다. 차를 마시는 것 뿐만 아니라 차를 만드는 것에도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도재명차로 기억되고 싶나요?
서울의 ‘안녕 인사동’ 건물 지하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방문했던 한 손님이 “어! 옛날 맛이다” 라며 20년 전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이라고 해 주셨죠. 항상 차를 처음 만들기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이 마음이 잘 전달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맛은 기호이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를 말할 수는 없지만 오래도록 전통이 깃든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결같음을 전하는 것이 도재명차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전통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여 후대에 전하는 도재명차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도재명차가 우리 차계에 하고싶은 말

요즘에 다양한 차들을 만드는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만큼 소비자의 기호가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지금은 과거에 비해 보다 편하게 차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년 전에는 보이차를 만들어보려고 중국에 가 보기도 했습니다. 그 때 느꼈던 점은 보이차는 한국에서 만들 수 있는 차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중국인의 식문화, 재료, 방법 등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차 문화도 그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우리의 일상에는 우리 찻잎으로 만든 우리 차가 어울린다는 점이 더욱 확고해졌죠. 차를 마시는 분들이 우리 차의 장점들을 바라보고 많이 애용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소개를 마치며
얼어붙었던 날씨가 풀리고
봄이 다가오고 있어요.
전통을 전승하는 마음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켜나가는 도재명차와
새로운 봄을 맞이해보세요.
앞으로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다우분들의 취향에 다가갈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하고 재미있는
우리 차를 소개해드릴게요.
더욱 즐거운 차 생활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