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담다> / 만수가 만든 차

2월의 <담다> 전시
<만수가 만든 차>를 소개합니다


봄이 오면 떠오르는 한국 녹차.
언제나 달고 구수한 한국 발효차.

역사적으로 만들어 온 전통차.
외국의 차 제작법을 참고해 만든 독특한 차.

뿐만 아니라,
업체 또한 저마다의 뚜렷한 개성과
재밌는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어요.

한국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차가 있습니다.
맛있고 다채로운 한국차의 세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한 번 보면 잊지 못할 이름

티웃에 소개할 차를 찾으러 하동을 돌아다니던 중 눈길을 끄는 간판이 보였습니다. 한눈에 보이는 이름에 이끌려 <만수가 만든 차>를 만나러 갔습니다.

만수가 만든 차의 간판

50년 전의 지리산 화개는 반듯한 논 하나, 병원 하나 없던 곳이라 감기가 걸려도 고뿔차를 끓여먹고 구들방에서 땀내는 것이 전부였던 어려운 시절. 그 시절을 차와 함께 넘기고 살아온 화개 차쟁이 홍만수 대표님은 1991년 녹차 공장(삼진산업)을 세운 아버지를 따라 26세부터 차일을 배우며 차맛을 길들였다고 합니다.

항상 내 한쪽 구석엔 짠한 마음이 있습니다.
차밭을 한 번 잃어 보았기 때문에
되찾은 기쁨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큽니다.
바쁜 일이 없으면 매일 차밭에 삽니다.
가서 풀을 뽑고, 산죽도 베고, 거름도 주고…
내가 더욱 잘 깨끗이 사용하고
정말 차밭다운 차밭을 가꾸는 데 최선을 다합니다.

온 가족이 만수 팀

2000년 창경궁에서 차를 판매하는 모습

<만수가 만든 차>는 온 가족이 서로를 ㅇㅇ님 이라고 부르며 한 팀을 이루어 다원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대표이신 만수님은 평소에는 다원에서 아내분 근영님과 함께 다원을 운영합니다. 어려웠던 시절을 참고 견디면 든든히 지켜준 사업의 동반자이기도 하지요.
봄이 되면 가업을 이어 만수차의 맛과 향을 오롯이 담아내고자 차일을 배우는 아들도 같이 차를 만들고요.
여기에 육아를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만수가 만든 차에 젊은 감각을 담아내려 열심히 공부하는 큰딸 승희님까지. 이렇게 만수님과 함께 온 가족이 끈끈한 팀이 되어 차 한 잔에 담긴 맛과 향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만수 팀에는 누가 있나요?

어려움을 견디며 옆을 지켜준 아내 근영
차일을 배우며 열심히 사는 든든한 아들
젊은 시각으로 만수팀을 전하는 큰 딸

좌절을 딛고 얻은 100년 차밭

만수가 만든 차의 100년 차밭

하동의 <만수가 만든 차>를 방문하면 다실 바깥으로 넓게 펼쳐진 100년 된 야생차밭이 보입니다. 이 밭은 처음부터 만수네 밭은 아니었다고 하는데요.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잃어버린 차밭, 사촌 누님의 외상 찻잎

30여 년 전 만수님의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삼진산업 차공장이 어려워져 전 재산과 함께 차밭까지도 처분되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끝났구나 하고 차를 포기하려 했지만 좌절로 슬퍼하던 중 만수님의 사촌 누님이 어려운 이야기를 듣고는 외상으로 자기 찻잎을 주신 덕분에 어려움을 넘겨왔다고 합니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요?

20년간 경제적인 어려움이 제일 컸습니다.
그래도 참고 기다려준 아내가 있어서
100년된 야생차밭의 찻잎으로
하동야생차의 맛과 향을 끌어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회로 돌아온 100년 차밭

차밭을 잃고 수매(찻잎을 사는 것)에 의존해 온지 15년이 지났을 때 즈음, 5월이면 만수님의 어머니가 품삯으로 찻잎을 따왔던 강센 큰 밭을 내놓았다는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당시에 모아 둔 돈으로 살 수 있는 금액은 아니었기에 아는 지인에게 소개나 해주어야겠다 생각해서 몇몇 사람 주선도 해보셨다고 하는데요. 워낙 큰돈이라 성사로 이어지지 않아 잊고 있다가 2년 정도 세월이 흘렀을 때 쯤, 법적 절차에 의해 결국 이 차밭을 만수님이 사게 되었다고 합니다.

차밭 주인이었던 강씨 아저씨(84세)의 돌아가신 어머님이 열 여덟에 시집 오실 때에도 차밭이 있었다고 하니 100년은 족히 된 차밭입니다. 만수님의 사연이 깃든 차밭이고 화개에서는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차밭이기에 항상 최선을 다해 차밭을 가꾸신다고 하네요.

어떤 마음으로 차밭을 가꾸시나요?

항상 내 한쪽 구석엔 짠한 마음이 있습니다.
차밭을 한 번 잃어 보았기 때문에
되찾은 기쁨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큽니다.
바쁜 일이 없으면 매일 차밭에 삽니다.
가서 풀을 뽑고, 산죽도 베고, 거름도 주고…
내가 더욱 잘 깨끗이 사용하고
정말 차밭다운 차밭을 가꾸는 데 최선을 다합니다.

내 몸은 힘들지만 이맛에 만듭니다

차를 만들 때 어떤 점이 가장 좋으신가요?

첫 잎을 딸때의 설레임.
첫 덖음의 기대감.
찻물을 끓여 첫잔의 향과 맛.
부드러운 목넘김을 가만히 느끼노라면
천하를 다 얻은듯 몸이 절로 춤춥니다.

만수가 만든 차는 어렵게 얻은 100년 차밭에서 딴 찻잎으로 차를 만듭니다. 바위가 많고 아래에는 계곡이 흐르며 대나무와 소나무가 곁에 있습니다. 언제든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차로 100년 차밭의 향기를 느껴보세요.

시간에 따라 변해가는 고뿔돈차

고뿔돈차는 증기에 찐 차를 동전 크기 정도로 만든 덩이차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변해가는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10년 전부터 덩이차를 만들기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처음 만들 땐 어색한 차였지만 이제는 만수차를 넘어 화개차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차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지는 않지만 또 다른 덩이차로 태일병차가 있습니다. 태일병차는 우리나라 소엽종 찻잎으로 장기숙성차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만든 큰 덩이차입니다.

순하고 편안함으로 다가가는 만수차

100년 차밭의 향기를 가득 담은 세작 녹차, 화개의 친근함과 편안함을 담은 고뿌레차, 간편하게 즐기는 생강홍차와 유자녹차까지.

이번 전시 기간동안 티웃 갤러리와 티웃 스마트스토어에서 만수가 만든 차를 만나보세요.

만수님이 우리 차계에 하고 싶은 말

우리 차계에 어떤 말을 전하고 싶나요?

세계에서 차를 마시고, 차를 생산하는 국가를 보면
우리나라는 정말 점 하나 정도 밖에 안될지도 모릅니다.
한국에 차나무가 자란다는 것도
아마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을 거예요.
중국차, 일본차, 서양차 다 맛있고 좋은 차들이지만
그전에 우리나라의 차농가들이 꽤 많이 있고
열심히 차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한국차를 자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소개를 마치며

유난히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오고 있습니다.

만수가 만든 차의 편안함과 함께
봄의 따뜻함을 한껏 맞이해보세요.

앞으로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다우분들의 취향에 다가갈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하고 재미있는
우리 차를 소개해드릴게요.

더욱 즐거운 차 생활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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