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차 한 잔을 위한 팁 6 : 다완에 말차를 우려보자

차를 내 취향에 맞게 즐기는 방법. 티웃에서 차 한 잔 맛있게 즐기는 팁을 전해드립니다. 

말차란? 

말차 스콘, 말차 케이크, 말차 라떼 등 카페를 방문하면 자주 발견할 수 있는 말차. 디저트부터 음료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말차는 흔하게 만나볼 수 있는 재료가 되었습니다.

ⓒ세스크라

일본이 원산지인 ‘말차(抹茶)’는 ‘텐차(碾茶)’를 가루 형태로 분쇄한 것을 말합니다.

텐차는 녹차의 한 종류로, 일반적인 녹차와 달리 차광재배를 진행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차광재배란 새싹이 올라올 무렵부터 약 3주간 검은 막을 쳐 찻잎이 햇빛을 받는 것을 막아준 후에 재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햇빛을 쐬면 찻잎의 아미노산은 카테킨으로 변화하는데, 차광재배를 통해 이 작용을 막아 카테킨의 떫고 쓴맛 대신 아미노산의 단맛이 주가 됩니다. 따라서 말차는 일반적인 녹차를 분쇄한 가루녹차와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쿠로(玉露)’도 차광재배를 진행하지만 작업공정에 차이가 있습니다. 교쿠로는 비비고 말아주는 공정을 거쳐 가늘고 길게 형태를 잡아주는 반면 텐차는 바로 말려 잎조각의 형태를 띱니다. 이 잎조각의 잎맥을 제거한 후 맷돌을 이용해 분쇄해주면 말차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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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를 마실 때는 그릇에 말차를 담고 물을 부은 다음 ‘차선(茶筅)’이라는 작은 빗자루 모양의 차도구로 부드럽게 휘저어 마십니다. 여기서 차선으로 가루를 개어주는 과정을 ‘격불’한다고 말합니다. 또 이 과정에서 거품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를 ‘유화’가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중국 송나라 시대에 성행했던 ‘점다법(點茶法)’* 방식으로, 송 시대에 중국서 일본으로 차가 전파되며 지대한 영향을 받아 지금까지 이어져 오게 되었습니다.

*점다법 : 차를 가루낸 후 물에 곱게 개어 마시는 다법.

다완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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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완(茶碗)’은 말차를 담아 마시는 그릇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다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굽이 높은 국그릇의 모양을 띠고 있으며, 흰색이나 밝은 색보다는 밤색, 갈색, 어두운 흙색이 많습니다. 차선으로 말차를 격불할 수 있도록 크기가 큰 편으로, 두 손으로 포근하게 잡히는 정도의 넉넉한 크기입니다. 이런 형태를 ‘사발’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이에 다완을 ‘찻사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물론 이 특징을 반드시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완은 결국 말차를 마시기 위한 찻그릇입니다. 말차를 담고 싶은 어떤 형태와 크기의 그릇이든 모두 다완이 될 수 있습니다.

말차 문화를 소비해 온 것은 일본이기 때문에 과거 사용되었던 다완은 전부 일본인들에 의해 분류되고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이 중에는 임진왜란 때 조선의 그릇을 빼앗아 간 것도 있고, 이후 일본에서 자체적인 도예연구를 통해 새로운 형태를 디자인하거나 조선에 제작을 주문했던 것도 있습니다. ‘이도(井戶, 정호)’, ‘소바(蕎麥, 교맥)’, ‘하께메(刷毛目, 귀얄)’, ‘고비끼(粉引, 분인)’, ‘텐모꾸(天目, 천목)’, ‘라꾸(楽)’ 등 다완의 종류는 매우 다양합니다.

각 다완을 정의하는 일련의 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에, 역사의 재현을 목표로 하는 작가에게는 그 당시 유적의 무게, 크기, 규격, 색감, 질감 등 요소 하나하나를 면밀하게 따져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반면 현대인의 시선으로 말차 문화를 재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릇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작가도 많습니다. 다채로운 다완의 세계에서, 말차를 빚고 싶은 자기만의 다완을 찾아보세요.

말차 맛있게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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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달달한 디저트나 음료로 말차를 처음 접하기 때문에, 다완에 마시는 말차 또한 단맛이 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디저트나 음료에 들어가는 말차는 설탕을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며, 본연의 말차는 물의 온도나 격불, 말차 자체의 등급과 품질을 바탕으로 단맛을 끌어내야 합니다.

말차를 즐기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우스차(薄茶)’ 농도로 마시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말차 브랜드에서는 우스차의 농도를 2~3g, 온도 70~80‘C, 60~80mL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농도를 연하게 즐기면 쌉싸름한 향과 단맛의 균형이 좋아 부담이 적습니다. 유화를 풍성하게 일으켜서 입에 닿는 질감을 부드럽게 가져가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우스차에 대비되는 것이 ‘코이차(濃い茶)’
입니다. 보통 말차 5g에 물 40mL로 농도를 정의하는데, 이렇게 말차를 말면 초록색 물감같은 진득한 페이스트가 나오게 됩니다. 맛이 굉장히 진하기 때문에 말차 중에서도 쓴맛이 거의 없는 비싼 가격의 말차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전히 말차 자체의 단맛이 부족하다면 단 것과 곁들여 즐겨보세요. 아이스크림, 떡, 팥, 과자, 견과류 등에 쌉싸름하고 풍부한 말차를 올려 먹으면 궁합이 좋으며, 베이킹을 할 때도 녹차가루 대신 말차를 사용하면 훨씬 깊고 풍미 있는 맛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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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과 11월 매거진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차도구를 소개해드렸습니다. 개완, 다관, 자사호, 다완 소개 콘텐츠는 어떠셨나요? 티웃 다우분들의 피드를 보니 차는 맛있으면 구매해서 어떤 방법으로든 마시지만, 차도구에 대해서는 내가 가진 것이 아니면 생소해하고 어려워하시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가장 기본적인 차도구에는 어떤 종류와 특징이 있는지, 차도구를 사용하는 매력은 무엇이며 어떻게 찾아보고 구매하면 좋을지를 전달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차도구 두 번째 시리즈에서는 영국, 일본, 한국 등 국가별 차도구에 대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장기 콘텐츠로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나아가 댓글을 통해 궁금한 것을 질문해주세요.
차도구에 대한 궁금증도, 그 외 차 관련 질문도 좋습니다. 12월 매거진을 통해 답변해드립니다. 댓글로 질문을 달아주세요.

에디터 세스크라
편집,디자인 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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