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프렌입니다. 한국차 덕후인 직장인이죠. 😎 피드에만 나타나던 제가 왜 매거진에 나타났냐구요? 이번에 회사에서 해외출장을 다녀왔는데 거의 매일 한국차만 마시다가 해외의 차문화를 접해보니 여러분들과 나누고싶은 이야기들이 많이 생겼거든요. 아주 소소한 이야기이지만 저에게 새로운 경험이었고 누군가에겐 색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어요. 같이 차 한 잔 하시면서 저의 해외 출장 티 경험기 한 번 들어보실래요? 🍵
해외 출장 티 경험기 3 – 일터와 식당에서 만나는 차
출장으로 다녀온 나라는 프랑스와 이스라엘이었어요. 두 출장지 모두 차밭이 없는 나라라 얼마나 많은 차를 경험하고 올 수 있을지 조금은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도 프랑스는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여러 차 브랜드가 있고 이스라엘은 향신료와 허브로 유명한 나라라서 다양한 블렌딩 티를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출발했답니다.
밀크티 마시는 토끼
첫 출장지였던 프랑스에서는 여행할 기회가 딱 하루뿐이어서 많은 곳을 돌아다니진 못했어요. 관광지인 도시를 하나 골라 주변 찻집을 찾아봤답니다. 앉아서 마실 수 있는 곳들은 주로 식사를 겸할 수 있었고, 그렇지 않은 곳들은 주로 판매만 하는 곳들이었어요. 여행지를 돌아다니다 느낀 점은 생각보다 버블티 전문점이 많다는 점이었어요.
모두 다 가보고 싶었지만 가장 귀여운 모습을 한 <티끼>에 들러보았어요. 작년에 방문한 곳이지만 올해가 토끼의 해라서 그런지 글을 쓰며 다시 보니 더 반가운 마음이 드네요. 티끼는 차를 뜻하는 Tea에 토끼의 끼를 합쳐서 Teaki라는 이름을 한 버블티 전문점이었습니다. 토끼와 합쳐진 이름 때문에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줄 알았는데 베트남 분들이더라고요. 매장에 노래도 케이팝이 흘러나오고 있어서 깜빡 속았지 뭐예요. 덕분에 베트남에서도 밀크티가 꽤 유명한 먹거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귀여운 공간에 맛까지 좋아서 그런지 줄이 매장 바깥까지 길게 늘어서 있었어요.


메뉴는 과일이 들어간 버블티부터 오리지널 티까지 정말 다양했어요. 저는 그중에 자스민 밀크티에 코코넛 버블을 넣어봤어요. 전 도전적인 메뉴를 마셔보는 걸 좋아하는데 티끼의 메뉴는 전체적으로 다양하고 흥미로워서 아마 근처에서 일을 했다면 매일 가봤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에겐 하루밖에 주어지지 않았으니 나름 도전적인 조합으로 골라보았어요. 자스민 티를 밀크티로 마셔본 적도 없었고 코코넛 버블이 뭔지 너무 궁금해서 자스민 코코넛 버블 밀크티로 주문! 제가 마셔본 티끼의 메뉴가 궁금하다면 티웃 앱 검색창에 ‘티끼’를 검색해보세요. 🔎

이름부터 로고, 메뉴, 공간과 노래까지 모두 흥미로운 공간이었던 티끼. 하나 더 흥미로운 점이 있었는데요. 우리가 보통 카페에서 뜨겁거나 차가운 음료를 받을 때 뜨겁지 않도록 골판지 종이 슬리브를 끼우죠. 티끼에서는 종이 슬리브 대신에 천으로 된 슬리브를 굿즈로 판매하고 다음 방문 때 이 슬리브를 가져오면 일정 금액을 할인해줍니다. 저도 언제 또 프랑스에 갈지 모르지만 언젠가 가게 되면 좋겠다 싶어서 하나 사 왔어요. (그리고 귀엽잖아요?)
파도 맞으며 마시는 차이 밀크티
두 번째 출장지였던 이스라엘은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차밭이 없는 나라예요. 대신 각종 허브나 향신료가 많이 나는 지역이라 과거에는 무역이 활발했다고 하죠. 지난 글에서 소개한 것처럼 회사에서는 탕비실에 매일 놓여있는 생 민트를 보고 허브 생산지의 위엄을 보았다면 카페에서는 차이티로 향신료 산지의 자랑을 맛볼 수 있었답니다.





바닷가 근처에 있는 실비아 카페는 야외 좌석만 운영하는 카페였어요. 지나가다 목이 말라 추천받은 카페를 들렀는데 향신료를 넣고 끓인 차이티가 일품이었어요. 향신료의 맛과 우유의 부드러움이 잘 어우러지고 어느 한 가지 향이나 맛이 툭 튀지 않게 균형이 잘 잡힌 맛이었어요. 여행할 시간이 충분했다면 몇 번 더 방문해서 바닷가에 앉아 파도를 맞으며 허브차 종류도 맛보고 싶었답니다.
이스라엘에서 만난 프랑스 브랜드 팔레데떼
프랑스에서 머무를 때 호텔에 비치된 팔레데떼의 차를 마시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 브랜드가 꽤 유명한지 이스라엘의 쇼핑몰에 갔더니 매장이 있었어요. 그래서 재미있게도 이스라엘에서 프랑스 브랜드인 팔레데떼의 ‘두 하만’을 주문해봤어요. 녹차에 과일과 꽃이 블렌딩 된 향긋한 차였어요.
팔레데떼의 매장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차가 있었어요. 얼핏 보아도 몇십 가지는 넘을 것 같더라고요. 더불어서 몇 가지 다구도 같이 팔고 있었는데 탐이 나는 것을 참느라 힘들었답니다. 꾹 참고 샘플러만 하나 구매해왔어요. 역시 처음 만난 브랜드를 맛보기에는 샘플러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상점과 길거리에서 본 차 판매대
프랑스의 상점
저는 어떤 상점에 갈 때면 항상 차 판매대를 들러서 어떤 차 브랜드가 들어와 있나, 어떤 책이나 관련 상품들이 있나 찍어두어요. 이번 출장에서 방문한 상점들에서도 여러 브랜드를 볼 수 있었어요.
프랑스에선 우리에게 익숙한 ‘립톤’과 ‘트와이닝스’를 볼 수 있었어요. 옐로우 라벨 립톤 티와 트와이닝스 얼그레이가 진열되어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주 마셔보진 않았지만, 티웃에 종종 올라와서 알고 있던 브랜드인 ‘푸카 Pukka’와 ‘요기티 Yogi tea’도 있었고요. 그 외에도 처음 보는 브랜드가 많았어요.
우리나라의 이마트 같은 느낌의 대형 마트인 ‘카지노’에서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내놓은 카지노 티도 볼 수 있었고요. ‘티 레누떼’ 라는 스리랑카 브랜드도 있었어요. 브랜드는 표시하지 않고 그냥 녹차, 홍차 이렇게 차 종류만 크게 써놓은 패키지도 있었는데 아마 마트의 자체 브랜드 상품이 아닐까 싶었어요.
재미있었던 점은 문구점 한쪽에도 티백 코너가 있었던 점이에요. 차를 마시며 일을 하거나 일기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하는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BIO라고 적힌 유기농 상점에 가니 유기농, 공정무역, 친환경 등의 마크가 달린 브랜드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차 브랜드 중에서도 이런 지속 가능한 산업에 대한 인증 마크를 단 브랜드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
이스라엘의 상점
이스라엘의 차 시장은 위조츠키라는 브랜드가 꽉 잡고 있는 것 같았어요. 립톤과 트와이닝스 같은 정말 유명하고 큰 브랜드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위조츠키 외에 다른 차들을 찾아보기 어려웠어요. 그래도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니 튀르키예에서 온 다구들과 이름 모를 브랜드 차 몇 가지를 볼 수 있었어요.
다구는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힘드니 마트에서 처음본 ‘하이어 리빙 Higher living’ 이라는 브랜드의 차를 몇 가지 사 왔어요. 이스라엘 브랜드인 줄 알고 사왔는데 알고보니 영국 브랜드였답니다. 지역 브랜드인 줄 알았지만, 덕분에 새로운 브랜드를 하나 알게 되었네요.



위조츠키라는 브랜드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분명해 보였어요. 여기저기 티가 있는 곳이라면 거의 모두 위조츠키였거든요. 심지어 어렵게 찾아간 티 전문점 ‘티랩’도 알고 보니 위조츠키에서 운영하는 매장이었어요. 아쉽게도 이날이 쉬는 날이라 내부는 구경할 수 없었지만 정말 다양한 상품들이 전시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위조츠키의 차들을 새로운 패키지에 포장해서 새롭게 선보이고 세계 다양한 차 상품들도 모아서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다음 기회가 된다면 꼭 들려보고 싶은 곳이었답니다.



지금까지 해외 출장지에서 만나는 차 재미있게 보셨나요?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차들을 이렇게 살펴보고 글로 써보니 더욱더 관심이 가고 다음에 갈 때는 차에 대한 더 많은 것들을 얻어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출장기 연재를 마치려고 해요. 지금까지 관심 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에는 또 다른 차 이야기를 찾아서 돌아올게요. 🥰